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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戊子)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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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戊子)를 바라보며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하여, 내일을 계획하고 희망을 갖는 것은 삶의 절대적인 조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계획이란, 우리가 원할 때는 충고로서 우리를 성찰(省察)하게 하며, 새로운 지혜를 줌으로서 개선과 창조를 가능케 하며, 끊임없이 노력케 하여 실패의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며, 우리와 같이 숨을 쉬며,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는 과거라는 알찬 토대를 바탕으로, 현재에 경험하는 짧은 그러나 놓칠 수 없는 순간을 충실히 하는 것이며, 그것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며, 더 높게 성장하는 것이며, 보다 크게 발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희망이란, 칠흑(漆黑)같은 어둠의 길을, 알렉산드리아의 타오르는 불꽃, 파로스(Pharos)등대의 반사경이 지중해 뱃길을 비추었듯, 밝히며 인도하는 참 빛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의 밝은 미래의 보장도 현재를 긍정적으로 보는 생각이 뒤를 받쳐야합니다. 숙명의 물렛대를 두려워하지 않아야하며, 어려움의 그늘에 빠져 기울어졌어도, 횃불이 새로운 힘을 회복할 때, 그 때는 더욱 찬란하게, 더 높은 곳을 향하여 뛰어오름을 알고, 별빛은 어둠에 잠김으로써 더욱 새로운 광휘(光輝)를 회복하고, 달은 둥글게 차기 위해서 이지러진다는 이치를 올바로 깨닫는, 바른 지혜를 가진 자만이 가능합니다.

  며칠 전입니다. 무슨 바람이 불어와 마음이 움직였는지 이제껏 보지도 않던 토정비결을 들춰보게 되었습니다. 토정비결(土亭秘訣)은 예부터 신년 초를 맞이하면 민가(民家)에서 심심풀이로 보는 점복서지만, 내용이 주역(周易)과는 사뭇 다릅니다. 주역은 인간의 수덕(修德)을 중심으로 괘사(掛辭)가 이루어지지만, 토정비결은 인간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을 중심으로 괘사가 꾸며져 있습니다.
  토정비결을 자세하게 살펴보면 끌리는 남다른 흥미가 있고, 나름대로 별다른 의미도 있으므로, 색다르게 보는 재미를 얻을 수가 있습니다. 그래도 평소에 안하던 짓을 하는 것을 보면, 이것도 아마 나이 탓이려니 생각하니 헛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그렇다고 일박서산(日薄西山)까지는 아닙니다.
  더한 궁금증으로 괘를 잡았지만, 용이 물을 만나는 길운(吉運)은 고사하고 기대치에 크게 못 미쳐 '바다에서 토끼를 잡으려 하고(捕兎于海), 산에서 고기를 낚으려 한다(求魚于山).'고 괘가 나왔습니다. 다시 말하면 무자년 일 년간의 신수(身數)가 뜻을 세워도 아무것도 얻을 수가 없다.(求之不得之意)는 말과 같으니, 심심풀이로 보는 세시풍속(歲時風俗)의 하나라고 무시하려고해도 은근히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 아무리 믿거나 말거나인 점괘라지만 그대로라면 올해는 말할 수 없이 고달프고, 한없이 힘든 한해가 될 것이 틀림없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댓글목록

이계주님의 댓글

이계주
좋은말씀 감사합니다.
새해에는 모든 분들이 더불어 함께하는 연합회가 되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