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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악(富嶽)과 산반. - 실생의 공(功)과 죄(罪)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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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악(富嶽)과 산반

                        - 실생의 공(功)과 죄(罪) - 

부악(富嶽)은 1970년대에 등장해 일약 인기 품종이 되었습니다.

실생 형제가 많이 생겨, 무늬가 좋은 것, 거기에 더 좋은 것, 잎이 넓은 것, 더 넓은 것, 이런 식으로 당시에는 수집욕이(collection) 대단했다고 합니다. 그 후에는 더 대형에서, 청축 그리고 복륜의 개체도 등장하여 인기는 더욱 가열되었습니다.  

'대납언'. '부용금', '청축부악', '비천', '금의어기', '능삼채 계' 등 다양한 품종과 서로 교배를 반복하면서, 그 품종 수와 개체 수를 늘려 갔습니다. 그러나 어느 무렵부터인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가 있을까 하는 의심스러운 분위기가 감돌았고, 어느덧 가격은 곤두박질치듯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마치 '부악'이 나쁜 것처럼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품종 자체에는 아무런 죄가 없습니다. 공적(功績)을 따진다면, 아름다운 무늬를 쉽게 즐길 수 있게 해준 것과 대량 생산이 가능한 실생에 대해서 우리에게 여러 가지 의미로 좋은 경험을 하게 해주었다는 것입니다.

부귀란의 입장에서 보면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식물 전체를 보면 다양한 원예식물에서 교배 육종이 이루어지고 있고, 또 이것을 참고하면 실생으로 양산할 수 있는 형질(Character, 形質)인지 아닌지는 비교적 쉽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특히 부악 산반의 무늬 유전성은 강하여, 여러 교잡종에 사용되었고, 또 두엽계의 산반 품종은 거의 상당수가 부악의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실생으로 생긴 대량의 모종을 처음으로 대할 때 우왕좌왕하기만 했습니다. 

앞으로는 실생에 따른 복제 또는 양산이 가능한 형질인지 아닌지를 냉철하게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실생을 싫어하는 사람이나 두려워하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그것은 현실을 이해하지 못한 감각이 아닐지 생각합니다.
그리고 상상해 보십시오. 현재 있는 실생 품종이 모두 존재하지 않는 세상을.

50여 년 전에, 양란을 육종하던 히로시마(廣島)의 高木農園에서 산반(散斑)이 약간 들어간, 고시키시마(古志岐島)의 산채 품을 실생한 것이 첫 출발점이다. 그 자식(子), 손자, 증손자가 여러 곳에서 반복적으로 실생되어, 거대한 그룹이 형성되었다. 원래의 산채 개체가 남아 있다면 꼭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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